2013년 10월 7일 월요일

1007 그래비티 Gravity ★★★★☆

10월7일(월) 14시. 왕십리CGV.  알폰소 쿠아론 감독/각본/제작/편집 <그래비티 Gravity>(2013) 시사회.

별점: 




 올해 70회 베니스 필름 페스티벌 때 '리알토 다리' 사이를 보트로 지나가는 <그래비티>팀 사진.  






IMAX관에서 모처럼 관람한 3D영화 <그래비티> 
영화 속 대사에서 우주 여행의 독보성으로 지목된 '(우주에서 내려보이는 지구의)절경'과 '고요함'이, 해답없는 두려움으로 둔갑하는 반전의 순간을 다룬 영화. 우주는 그 자체로 SF물의 연출에서 상상력을 멋대로 풀어헤칠 수 있는 광활한 여백이기 쉬웠고, 무수한 우주과학물이 그런 이점을 이용해왔다. 반면 <그래비티>는 사실상 우주라는 무대 위에 단 2명의 주인공만 올려놓는다. 뿐만 아니라 시나리오도 미래의 인류가 향유할지도 모르는 과학기술의 무한한 혜택에 기대지 않고, 한계 상황 앞에서 무력한 인류의 현재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우주의 절경'과 '고요함'이라는 우주 여행의 로망이, 우주에 표류하는 개인에게는 해답없는 절망의 조건인 것이다.

관람하는 동안 영화 제목이 '중력'이라는 사실을 잊고, '무중력'이라는 탈지구적 조건을 영화적 주제의 반열에 훌륭히 올려놨다고 느꼈는데, 그때 영화 제목이 지구적 조건인 '중력'이란 점이 떠올랐다. 우주과학물에서 무중력 상태는 우주의 상태를 지지해주는 이국적인(!) 장관 중 하나이거나, 우주를 허구적으로 실현시키는 가장 흔한 눈속임 장치이기 마련이다. 한데 <그래비티>에서의 무중력은 그 자체로 영화적 주제가 된다. 우주 미아가 될 처지인 두 주인공이 무중력 상태에서 노련하거나 혹은 무력하게 대처하는 순간순간들은 영화의 주제로 손색 없이 강렬하다. 협소한 공간에서 휴스턴(지구 본부)과의 접속마저 끊긴 여배우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 한두 방울이 무중력 상태로 관객을 향해 둥둥 떠서 다가오는 3D화면을 보고 있으면, 그 장면만 따로 떼어놓는다면 미디어아트쯤 될 것 같았다. 

우주복의 산소 수치가 차츰 떨어진다고 호소하는 닥터 라이언이 내쉬는 가쁜 호흡과 관객의 긴장감이 함께 동기화 된다. 


* <쇼를 사랑한 남자>를 포스팅할 때, 우연히 80년대 1세대 여성 프로레슬러 사진을 올리면서 현세대 여성 프로레슬러 스테이시 키블러를 언급한 적이 있다. <그래비티>의 조지 클루니는 바로 그녀와 얼마 전까지 2년여의 연애를 마치고 파경을 맞았다고 한다. 서로 짧고 굵게 재밌는 시간 보냈을 게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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